나는 반짝거리는 부서짐이 되리라
어디에서 시작할지라도 이제는 아무것도 잘못될 것이 없다는
가슴의 낙차 같은 깨달음이 나이를 덮으니
가벼운 것은 정신이요
죄 되지 않는 것이 하나된 몸이다
한숨은 바닥의 공기를 쓸고
발자국 소리 잦아들어
어딜 또 나서려는 것이겠냐마는
그중 아해가 있고
노인 마저 걸음을 따르니
아무래도 제대로의 만남을 기대할 순 없을 것이다
아아 고독이 없는 세상은
그것으로 감옥이니
조요한 음악이 모든 대화를 대신하고
해가 사라지고 나서야
정면의 나를 대할 수가 있는 것이
어찌 혼자가 가진 불만인 것이냐
간단한 기교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짝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가는
상한 가슴에 또 어떤 치욕이 생길지 모르니
오늘 밤의 꿈에도 허우적거리는 작은 신음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