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각의 시간/섬

불이 꺼지고



나는 반짝거리는 부서짐이 되리라

어디에서 시작할지라도 이제는 아무것도 잘못될 것이 없다는 

가슴의 낙차 같은 깨달음이 나이를 덮으니

가벼운 것은 정신이요 

죄 되지 않는 것이 하나된 몸이다


한숨은 바닥의 공기를 쓸고

발자국 소리 잦아들어

어딜 또 나서려는 것이겠냐마는

그중 아해가 있고

노인 마저 걸음을 따르니

아무래도 제대로의 만남을 기대할 순 없을 것이다


아아 고독이 없는 세상은

그것으로 감옥이니

조요한 음악이 모든 대화를 대신하고

해가 사라지고 나서야

정면의 나를 대할 수가 있는 것이

어찌 혼자가 가진 불만인 것이냐


간단한 기교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함부로 짝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가는

상한 가슴에 또 어떤 치욕이 생길지 모르니

오늘 밤의 꿈에도 허우적거리는 작은 신음이 있을 것이다






'생각의 시간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8.01.18
아라동의 방  (0) 2018.01.08
숨을 끊기 좋은 시간  (0) 2018.01.04
오늘과 나  (0) 2017.12.24
요행을 꿈꾼 하루  (0) 201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