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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너희는 네 피해를 모르는 피해자다군중이 가장 불행한 방법으로 힘을 모을 때야만의 지배는 시작된다통렬히 자연을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한다면소리 없이 강자에 굴복하라낭만을 사회의 것으로 만들지 못한다면미련 없이 희망을 버릴지어다삶은 온통 음식점에만 붐비고한탄 역시 지하철을 벗어나지 못한다겨우 숨이나 붙이자고 인간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얼만큼 흘러간 동네 추억가라앉는 변화의 잔재물지난 발자국에 포개어도여전히 쓸쓸하여아, 이름마저 잊어버리는구나 자꾸 알멩이를 놓치는 기분현대 혹은 현대성이라는 게 다름 아닌 상실의 감정인가 우는 사람을 본 기억이 멀어진다밤의 안락을 술의 안락을사랑의 안락을 소란한 것들을 이젠 활기라고 부르고 싶다피융!어두운 도시 사막의 메아리
시대 정경 시대는 변화한다. 새로운 얼굴은 얼마든지 자유로운 모습일 수 있었으나 지금의 번영에 진정한 곡선들은 멸종되었다. 슈퍼마켓만 찾아가도 우리는... 왜 초코틴틴은 이렇게 비참해진거야?우리가 헐값에 배부른 걸 못 참는 이들이 있거든.만족을 앗아가는 게 소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도 아니야.다만 우리의 불행을 즐기는 거지. 과자를 두고라면 얼마든지 탐욕스러워도 괜찮지 않을까?가난이 지켜주는 것이 차라리 양심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이젠 윤리적으로도 떳떳할 수 없다. 우린 목소리가 없다.얼굴부터가 없다. 네 가정에 달린 휘황한 조명 하나를 위해 지난 겨울 트럭 옆에서 과로사한 하나의 노동자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심이었는지는 나도 알 수가 없다. 초코파이도 없는쓸쓸한 새벽이었다 가로등 빛을 받은 저 ..
파멸의 나날 ​ 나는 외로운 사람이다. 떳떳하지만 쓸쓸한 고백을 되새기려는 것은 나를 위로해줄 사람이 없는 까닭으로, 일기에 적는 심경으로써 마음을 달래고저 함이다. 저녁의 늦은 해장으로 먹은 순댓국은 맛이 깨끗해서 좋았다. 홀로 앉기에 걸맞은 크기의 식탁은 마음을 편안히 해주었고 따라서 난 조금의 조급도 없이 만족스런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식탁의 너비 같은 건 사실상의 문제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번다한 주말의 식당에서 타인에게 해방된 편안을 느낀 것은 아마 파멸의 증거가 아니었을까. 해체된 나 투박한 욕망과 이지러진 기억과 손끝에 닿지 않는 숭고가 부조화하였다. 나는 따라서 나를 경멸로써 욕하는 것이 습관이 된 만큼 영문 없는 눈물이 많아졌다. 소박한 사람이었다면 참으로 좋았을텐데, 내 거짓조차..
수첩 "해내는 거다.세상이 당연하다고 내미는 것을 나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도록. 평범한 것을 흡족하게 생각하며 받아들이도록." - 환상수첩, 김승옥 수첩 인간계의 다이나믹, 공동체라는 콤프레셔 "생각이 깊으시네요."'절망 또 절망'개미는 멈추지 않는다둥지와 먹이에 쏟아지는 순도 100% 생활자의 평생실패한 생명 또는 실패한 욕망 현란과 아름다움의 격차공작의 날개바닥을 구르는 담배껍질이 말하길'저는 아티스트입니다. 포착을 거부하죠.'사람에게도 거미와 같은 재주가 있다면팔각의 이상한 낙서들 말없이 울어라수만 세계의 눈동자가 가르쳤던 문장들돌아오는 것은 없다저 친근한 고요저 안온한 침묵
고독, 패배 문명의 울타리가 아니었다면 이미 수백 차례는 더 멸종의 위기를 겪었을 것이다. 오직 탁월함만이 자연을 차지하니 합리란 아무리 정교할지라도 변명에 불과함을 숙취의 헐벗음에 깨닫는다. 예술은 내 나약을 감싸 안을 안식처이지만 인간은 어디까지나 제 생활을 우선으로 지켜야 할 동물이다. 의미의 발현을 기다리기까지 민낯의 얼굴이 서로를 향한다. 그때 우리는 작고도 커다란 자연이다. 위대와 숭고는 그렇게 가까이에, 인간이 인간에 머물기를 고대하며 다가온다. 따라서 고독은 언제나 인간을 초월한 형식으로 마지못해 예술을 향하지만 그 뒷모습은 쓸쓸할 뿐이다. 승리는 그곳에 없다. 세계의 패배자는 새로운 신의 도래를 기다리며 자연의 생을 소모해간다.
소리를 버리다 (지나친 열정로 외부 세계에 얽히지 말라) 관계는 사슬이다 지하에는 지하의 공기가 흐르고창공엔 창공의 공기가 흐른다단면이 되어가는 사람들바람이 붙잡아 주길 기다리는 나는기척 없이 걷는 법을 배워간다 힘을 풀어도 모멸을 얻으니되어가는 대로 사는 것도 맥빠진 일일 뿐작은 것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할수록슬픔은 그 그림자로 존재마저 지우니아아 나아갈거나 ....
살갗 아래의 외로움 나는 작은 새가 되었다그러나 두 팔의 퇴화를 모르고 슬퍼하였던 것외로움은 더이상 누구를 그리워한다는 마음이 아니다황혼을 향해 느린 걸음을 걸을 때탄식처럼 나오는 허기가 그것일 뿐 나는 고고 울고 싶다울음은 내 완성의 음악이니새벽 가로수의 어느 우듬지에서 흔들림 없이 울으련다 밤은 고독을 우주로 안내한다 나 그 어둠에서 마음껏 날아보리라그곳엔그토록 찾아 헤맨 선율이 울려퍼지고마침내 돋은 목소리가 시를 토하리 아름답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