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어 쓸수도 고쳐 쓸수도 없이 다만 더욱 짙게 짙게 물드는 것이 사람의 역사여라
서른까지만 살테야 버릇처럼 내뱉던 것에 내일로부터의 지혜가 담겼음을
그래서 꼭 술이 필요하였고
자조와 개탄과 울분들의 의례가 필요하였고
심야택시와 라디오와 겨울비는 그것으로서 환상이어서
서른마저 너무히 긴 시간이었다
당신과 그 옆의 당신은 그야말로 2017년식의 연애로 분주한데
빠져 있는 것을 섭섭해 하려다가도
모든 사랑은 후회로 완성되고 마는 것을
얹은 손에 흐르는 체온만으로 허위는 없을 것이었다
의미가 가장 중했던 나날은 지나갔다
다시 말해 더이상 아름답게 살 수 없이 된 것이다
술에 실증이 일고
표정을 버린 채 저녁 뉴스를 보고
궁금증은 내일의 날씨를 확인하는 것으로 해소되었다
눈동자만 붉어진다
노을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