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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만 이십 대에 내세우는 이성은 반짝거리지만 또한 설익은 것이야. 삶은 때론 이해를 넘어서 펼쳐지고 인간은 의지로서 그것을 극복하지. 네 주변의 것들이 비슷한 모양을 띠고 있더라도 다른 경로의 삶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고투를 잊지 말아야 해. 함부로 낮추어 보거나 평가하지마. 판단이라는 것은 성숙과 더불어 끊임없이 뒤집어지기 마련이니까. 언젠가는 고집스런 확신이 널 부끄럽게 만들거야. 그때 네게 부끄러움조차 견뎌낼 힘이 없다면 고개를 땅에 박은 채 세상을 거꾸로 바라보겠지. 네겐 청춘을 증명하는 뜨거운 애정이 있을 거라고 믿어. 단지 시대가 그것을 주저하게 만들 뿐이라는 것도. 누군가의 곁을 지날 때, 정수리에 손이 가는 의기소침이 아니라 그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과 애정을 네 가슴은 지키고 있을 거야. 단지 조..
저기요! 나약을 섬세로 아는 이들이여 감상 위 색칠 공부로 현대를 잊기 바쁘고 풍선같은 자의식으로 주먹 한 번 쥐어보려니 그것이 어찌 대상이나 존재하는 싸움이겠습니까 나는 정말이지 힘들고 슬프다구요? 당신은 연대의 역학을 이해하지 못 하였습니다 그것은 생각보다 따뜻한 것이 아닙니다 이름을 지우는 비겁은 사람을 잔혹하게 만들 뿐입니다 우선 인식이 되어야 감성도 날개를 폅니다 문학에 덧입혀진 온갖 아름다움을 제껏인양 으스대지 마세요 작품이요? 문학하지 마세요
슬픈 이 밤 세상과 닮아 이젠 다투지 않는다 기다릴 사람 없어 책을 덮고 자연은 더욱 멀어져 흐른다 고독은 혼자 주워 담는 아름다움이라 그것만이 나를 생명이게 하는데 현을 쓰다듬을 공간 대신 디지털의 철창 뿐이다 비여, 너는 나를 적셔라
구름 도시
녹색 광선
위대한 A노트 단 하나의 노트로 피안을 두드리는 소리 그럴 때의 음악은 종결을 거부하는 환각이다 위대한 A노트를 누른다 그리고 시간은 다른 소리를 예지하여 내 손끝에 전달하였다 아름다운 잔향은 세계 내에 촉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해는 곧 망각된다 주변은 톱니의 소리를 감상하고 얼마간의 시간 후엔 같은 깨달음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때의 애수를 미리 느끼며 호수를 걸었다
비육지탄 분노를 관계의 처세로 삼으면 삶이 한층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시한 취향과 의욕들 그리고 이를 가진 외형의 변천을 바라볼 때마다 세상이 자꾸만 좁아지는 것을 느껴야 했다. 불안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의 불안이 눈 언저리에 엉겨붙어 있다. 너의 의식은 오로지 반사된 집단의 의식인데, 그것이 얽히며 충돌하는 이 사회의 장이란 정말이지 어지러운 것이다. 그렇게 애써봤자 대부분 시시하다. 너의 감탄과 사랑은 마찬가지로 시시하다. 아이러니하게 역전된 감각을 가지고 너는 끊임없이 떠들고 싶어한다. 좋은 것이란 참으로 간단한 재료들인데 그걸 더듬을 촉각이 네게는 없는 것이다. 결국 아무것도 빛나지 못한다. 모조리 쓰레기통으로 가야한다. 서울은 이 쓰레기 더미로 가득해서 꽃이 피지 못한다. 백 년 전의 상식..
좁은 땅 모든 것이 나의 감시자다. 낯선 것이 공포라면, 언제까지나 미지로 남을 이 통속의 세상에 어찌하여 나는 하찮은 고통으로 시달리는가. 의식의 강박과 편집증으로 A4보다 비좁은 관성의 자아가 남아 가까스로 모멸을 버틴다. 진정 구체를 알지 못하는 미숙의 얼굴로 삶의 나머지를 연기할 수 있겠는가. 자랑이었던 사랑이 식자 희망과 정의와 아름다움이 잇달아 퇴색한다. 과거를 쥐고 현대를 욕하는 것 역시 시시하기는 마찬가지여라. 도대체 어느 곳에 증인은 손을 들고 있는가. 너는 영원토록 순간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니 다만 하품이나 하며 고인 눈물을 버릴까. 오로지 나의 세계가 된 꿈에 자유는 비틀어진 모습으로 현상되고 그만큼 현실의 역사는 슬픈 것이었다. 이제는 사지를 마음껏 부릴 수 있는 일로 재미를 찾아 나는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