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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멸의 나날 ​ 나는 외로운 사람이다. 떳떳하지만 쓸쓸한 고백을 되새기려는 것은 나를 위로해줄 사람이 없는 까닭으로, 일기에 적는 심경으로써 마음을 달래고저 함이다. 저녁의 늦은 해장으로 먹은 순댓국은 맛이 깨끗해서 좋았다. 홀로 앉기에 걸맞은 크기의 식탁은 마음을 편안히 해주었고 따라서 난 조금의 조급도 없이 만족스런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식탁의 너비 같은 건 사실상의 문제가 아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번다한 주말의 식당에서 타인에게 해방된 편안을 느낀 것은 아마 파멸의 증거가 아니었을까. 해체된 나 투박한 욕망과 이지러진 기억과 손끝에 닿지 않는 숭고가 부조화하였다. 나는 따라서 나를 경멸로써 욕하는 것이 습관이 된 만큼 영문 없는 눈물이 많아졌다. 소박한 사람이었다면 참으로 좋았을텐데, 내 거짓조차..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6. 10.
  • 수첩 "해내는 거다.세상이 당연하다고 내미는 것을 나 역시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도록. 평범한 것을 흡족하게 생각하며 받아들이도록." - 환상수첩, 김승옥 수첩 인간계의 다이나믹, 공동체라는 콤프레셔 "생각이 깊으시네요."'절망 또 절망'개미는 멈추지 않는다둥지와 먹이에 쏟아지는 순도 100% 생활자의 평생실패한 생명 또는 실패한 욕망 현란과 아름다움의 격차공작의 날개바닥을 구르는 담배껍질이 말하길'저는 아티스트입니다. 포착을 거부하죠.'사람에게도 거미와 같은 재주가 있다면팔각의 이상한 낙서들 말없이 울어라수만 세계의 눈동자가 가르쳤던 문장들돌아오는 것은 없다저 친근한 고요저 안온한 침묵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5. 1.
  • 고독, 패배 문명의 울타리가 아니었다면 이미 수백 차례는 더 멸종의 위기를 겪었을 것이다. 오직 탁월함만이 자연을 차지하니 합리란 아무리 정교할지라도 변명에 불과함을 숙취의 헐벗음에 깨닫는다. 예술은 내 나약을 감싸 안을 안식처이지만 인간은 어디까지나 제 생활을 우선으로 지켜야 할 동물이다. 의미의 발현을 기다리기까지 민낯의 얼굴이 서로를 향한다. 그때 우리는 작고도 커다란 자연이다. 위대와 숭고는 그렇게 가까이에, 인간이 인간에 머물기를 고대하며 다가온다. 따라서 고독은 언제나 인간을 초월한 형식으로 마지못해 예술을 향하지만 그 뒷모습은 쓸쓸할 뿐이다. 승리는 그곳에 없다. 세계의 패배자는 새로운 신의 도래를 기다리며 자연의 생을 소모해간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4. 22.
  • 소리를 버리다 (지나친 열정로 외부 세계에 얽히지 말라) 관계는 사슬이다 지하에는 지하의 공기가 흐르고창공엔 창공의 공기가 흐른다단면이 되어가는 사람들바람이 붙잡아 주길 기다리는 나는기척 없이 걷는 법을 배워간다 힘을 풀어도 모멸을 얻으니되어가는 대로 사는 것도 맥빠진 일일 뿐작은 것이 보이지 않는 세계를 탐할수록슬픔은 그 그림자로 존재마저 지우니아아 나아갈거나 ....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4. 19.
  • 살갗 아래의 외로움 나는 작은 새가 되었다그러나 두 팔의 퇴화를 모르고 슬퍼하였던 것외로움은 더이상 누구를 그리워한다는 마음이 아니다황혼을 향해 느린 걸음을 걸을 때탄식처럼 나오는 허기가 그것일 뿐 나는 고고 울고 싶다울음은 내 완성의 음악이니새벽 가로수의 어느 우듬지에서 흔들림 없이 울으련다 밤은 고독을 우주로 안내한다 나 그 어둠에서 마음껏 날아보리라그곳엔그토록 찾아 헤맨 선율이 울려퍼지고마침내 돋은 목소리가 시를 토하리 아름답고 싶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4. 2.
  • 수선화가 필 때 사람 가운데 외롭고사람을 멀리 하고도 외로워가까스로 만난 인연들은 저마다의 까닭으로 고통이었다 봄을 밝히는 저 환한 꽃들처럼내가 자연이 아닐 수 없는 증거가 이 외로움이라면 어찌하여 이 몸과 사고는 그것을 벗어나고자 하는가 생명의 비소한 활동에서 추를 느끼고숨을 쉬지 않는 것들을 아름다워하며이 수명이 마침내 다하게 됨을 기다린다면어떤 문양과 흔적으로도 사라지지 못하리라 어젯밤엔 위로되지 않는 술을 마시지 않기로 결심하였으나쓸쓸한 걸음이 길어지면 그것은 또한 고집을 무너뜨리니아무것도 약속 하지 않은 편이 스스로를 욕됨에서 벗어나게 할 것을 안다 하나의 미운 오리 새끼 같은 처지가 되어내 울음은 다른 이와 달라다만 구슬픈 곡조로서 뜻을 전달하려 하니간단치 않은 것이 자꾸만 단순해져 간다 또다시 장갑을 끼고 ..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27.
  • 풍경 없는 자리 환멸의 무게가 견디기 어려운 날들이 있다. 삶의 비소한 내용 속에서 나는 몸부림치며 스스로를 지켜내려 한다. 그러나 혹여 영원히 트로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공포, 비극, 절망. 제주의 새벽 하늘엔 여전히 별이 총총하니 난 그것을 닮아야겠다고 말해도 떳떳한 셈이다. 누구도 찾아오지 말라. 나는 반짝거리는 고독이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27.
  • 별이 말합니다 별이 말합니다 너의 환멸, 회한, 체념, 사랑 그것은 모두 어둠이 될 거야 나는 어째서 쓰라린 통증을 호소하는 것일까요 인간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인간의 슬픔 역시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다만 반짝이는 별이 있을 뿐 울음은 우주에 들리지 않습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23.
  • 비오는 섬 수일 동안 비가 그치지 않는다. 사흘 째 출근을 안 했다. 산간에는 대설주의보까지 발령되었으니 좁은 섬안에 제각각의 날씨를 살고 있다. 근로가 노동으로 바뀌어도 잡역엔 별다른 생산성이 주어지진 않을 터이다. 한 손에 마대를 움켜 쥐고 혹은 못 박힌 폐목을 나르며 나를 조각내고 마는 무의미와 다툰다. 이것은 그야말로 고된 노동이다. 가까이 내다보이는 제주의 푸른 수평선도 회색 콘크리트 위에서는 미감을 상실한다. 카페에 갔다. 웬만한 수준의 카페라면 맛으로 실망을 주는 법은 없으나, 음악이 형편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타벅스로 간다. 스타벅스는 내 추측건대 계절을 기준으로 프로그램에 변화를 준다. 팝은 잘 들을 수 없고 거의가 인디 포크와 라운지 뮤직이다. 때문에 내 취향에 걸맞다. 책 읽기에도 적당한 볼..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21.
  • 날마다 고독 별은 혼자야그것은 사랑을 하지 않지나에겐 이 고동빛의 협탁과커피 한 잔과 피아노가 있고또 하나의 고독이 남겨 놓은 이야기가 있지그녀는 슬플 때면발바닥이 간지럽다 하며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을 사랑해달라 말했지그러나 그녀는 불행한 사랑에만 매달렸어그래서 그녀는 하나의 별로 남겨졌지 오랫동안 사람들의 눈이 무섭다고 여겨왔어그런데 사실인즉슨 내 눈의 탓이었던 거야누구나 가리고 싶은 비밀을 얼굴에 숨겨두고 있는데난 깊숙이 존재하는 그걸 파헤치는 데 재능을 발견하고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들었어그래서 나는 하나의 별로 남겨졌지 ....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19.
  • 오늘의 소고 : 성소년이 되다 '여기, 이 곳', 사람들은 가장의 기술을 터득한다. 주변의 활동이 모두 자신을 위해 마련된 연출인 듯, 이름에 앞 선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 한다.역사 이래로 그에 성실이란 수식을 붙여왔으니 참으로 인간들은 무구하였다.전쟁이 인간다움의 말살을 가져왔다면, 현대라는 것은 인간을 무의미로 희석시키고 있다.매력 없는 갈등들이 삶의 대부분을 채우고 태양은 쓸쓸히 뜰에 내려앉는다 꽃은 피며 절정의 순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시들기 시작한다.시간이 가진 본질의 속성이라고나 할까. 발견하는 자는 생의 이와 같은 이치들을 곧잘 알아채곤 한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자연은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는 사실이다.미물이 제 부피를 늘리기 위한 고투를 할 때문명은 어디로 가고 있으며클래식은 어찌 자꾸만 과거로 멀어지는가. 성소년이..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16.
  • 새들의 노래 시간을 걷는 인간에 골이 패이면그는 주위와 나눌 표정 하나를 잃어버리게 된다말해질 수 없는어쩌면 영영 말하고 싶지 않는 까닭으로숨은 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으로부터 내뱉어지는 것이다 생명이다나도 이 질서 속에 있고 싶어서나무에 애정이 가고산새소리가 정다운 것일진대내가 닮아가는 것은 아무래도 여기에 있지 않은 듯하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13.
  • 낙차 떨어진다 오늘도퇴락 없는 풍경을 두고더러운 얼굴은 오후의 나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10.
  • 바다 건너 봄이 날아오면 2018년 3월 4일 조천의 바다신에게는 대화가 없다고독은 신이 처한 조건인 것이다속 역시 우주의 부분으로서 존재하지만 그것은 질서에 잡히지 않는 티끌과 잡음일 뿐이다 나의 있음이저 바다를 건너 오는 봄의 있음과도 같아서이 우연한 것은 슬픔을 탄생시켰다그것은 속인가 아니면 성인가 다리를 저는 흰 개가 내 뒤를 따르다가고개를 돌리자 쏜살같이 달아난다아무래도 신을 닮을 운명이다 방해받지 않는 고요가 눈동자에 살며나를 자연으로 키우려 하니해송은 저 천진한 사랑을 기억하는가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4.
  • 무제 당신은 나를 불렀습니까 아, 너무 조급한 대답에 실망을 느낀 것입니까 어째서 아직도 내게 두 발이 달려 있나요 아름다움, 그것의 이데아보다 짙은 흔들림이 여기 있지 않습니까 나를 외면하지 마소서 오늘의 밤별은 참으로 서글펐습니다 오랜만의 뚜렷한 반짝임에 눈시울이 뜨겁습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4.
  • 3월, 낯선 길을 걷고 온갖 것들이 정형의 모습으로 변해간다그 반듯한 진화에 염증이 일면 난 자꾸만 자리를 뜨고 규칙도 질서도 갖추지 않은 그리움을 찾아 길을 나선다 녹이 없는 문은 어쩐지 차갑고 현대적이다시간을 내버린 인간처럼 무게가 없다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장이며감추어진 표정들이다 맹렬하게 세상을 사랑하였던근시의 눈으로 언제부턴가 봄의 기미는 약간의 두려움을 불러 일으킨다 새로움들아 3월이다 그러나 환멸이여 태어나지 말라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3. 1.
  • 내가 가진 세계 고독의 근원에 자리한 남루한 생의 조건들,난 이것들을 마주하고서도 짐짓 괜찮은 듯한 태도를 꾸며 왔었다어느 인간이 스스로를 정당화하고 싶지 않겠는가우울의 기원과 핏줄의 상관 관계가숨겨둔 진실과의 그것보다 긴밀한 것이라고 깨달았을 때더 이상 사랑할 수 없어진 나를 두고더욱 말이 줄어든 것이다세계를 향유할 사람과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은무참히 구별지어진다무수히 많은 세계가 있다내가 가진 세계는 단지 쓸쓸한 것일 뿐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2. 28.
  • 파라다이스 섬은 섬으로 내버려 두어야 했을까욕망만이 닿을 수 있는 땅으로 이따금의 꿈속에서나 찾아가는 구원의 공간으로 남겨두어야 했던 것일까 낙원이 궁지가 되고말면단말마의 환희를 위해 벼랑을 향해야 하느니그럼에도 내 죽음은 은막의 꽃과 같을 것이라고 그렇게 표정을 단단히 바꾸어 본다 아아 그러나이마저 사랑을 위한 애끓는 몸부림이니생이여 가슴을 열어 다오그 품에 안겨 푸른 심연으로 떨어지도록가엾은 하나를 안아 다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2. 22.
  • 사이비 이것이 모두 예술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일이다. 성과 속이 착종된 세계 속에서 숭고를 발견했을 때의 놀라움이야 일일이 일컬어 무슨 소용이 있겠냐마는, 그것이 신화가 돼서는 곤란하다. 예술가는 스스로 보는 자인 것이다. 선각자를 내세우고 그의 행위로 말미암아 미와 추를 분별하고, 그러한 심미를 편리하게 섭취하려고만 하는 자는 일찌감치 예술을 내려놓아야 한다. ‘본디 예술가라면’이라는 대책 없는 수사를 던져놓고 권력 놀음에 빠지고 그것을 조력하고 또 침묵하는 것은 우리가 그렇게 염증을 가져왔던 역사의 반복된 부조리가 아니었나. 물론 우리는 섹스에 편해져야 한다. 예술적인 사랑도 예술적인 섹스도 얼마든지 개척의 가능성을 예비해 두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초라하고도 보잘것없는 어느 한 몸뚱이의 개인적 의욕에..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2. 20.
  • 폭설이 지나고 철강으로 된 자재들이 부딪치고 구르는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이곳에 시는 있는가본질은 없다일상이 뼈가 아니듯이환상과 의미는 껍질이 아니다빈약한 아름다움의 공간에서 나는 신음한다환멸을 예비한 자에게 환멸은 어떠한 것인가아 타락마저 잃어버린 시간이여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2. 10.
  • 파괴 가진 것이 없는 자는 쉽게 탕진의 유혹에 이끌리는 법이다사지로 자신을 몰아 넣고 유희적 고통으로 스스로를 무너뜨리면마침내 찾아드는 후회, 그리고 한줄기 빛의 기미가 보이나니결코 시시하게는 소멸하지 않으려 내 남은 것들을 파괴한다이름과 피와 30년의 수고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1. 27.
  • 마지막 통화 아아.. 이것은 나의 기념일이다눈물은 어디에 살아 있었던가연약한 동물의 몸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으니사랑이여 나의 최선이 되어라나의 손과 발이 닿지 않는 곳까지뜨거운 정열은 커다란 원을 그리며 퍼져 나가리사랑이 나를 삼키고그 사랑으로서 당신께 다가가면그제야 견줄 크기의 보답이 되겠는가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1. 23.
  • 탕진과 절벽 고개가 없어 스스로 절벽에 갔다하늘이 보이고 육지가 보이고 물결이 보이고너울거리는 존재의 땅에 붙박이별만이 위로가 되었다허방을 짚는 순간에만 난 한 뼘씩 자라나니어제의 탕진이 모두 그런 성장을 위한 것이었다면이젠 무엇을 비워버리나 "당신은 어째서 책을 읽습니까자꾸만 커지려는 인간을 감당하지도 못하면서그리하여 어느 개인도 당신의 옆에 머물지 못하는데어째서 책을 읽습니까"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1. 20.
  • 같은 고독을 만나고 싶습니다 얄팍한 삶 아니 날림으로 모형해 만든 조악한 존재의 형체문명이 야만을 대할 때그것은 그러나 썩어버린 2018년의 야만이어서발견이 없고아름다움이 없고따라서최후의 잡초가 무력히 뿌리를 드러내고난 문명을 조소하려 하였으나야만은 문명을 옹호하려 들고그래서 일순 어지럼증이 생기고아.. 아니 그건 겨우 그러한 것이 아닙니다그리고 침묵조용한 사람은 그렇게 만들어 지는 것어딘가에서 자유로운 눈을 만난다면이런 허황된 생각으로 밖을 나서고그러나 그러나그러나외롭습니다같은 고독을 만나고 싶습니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1. 20.
  • 빛 오직 태양이 빛났을 뿐이었습니다생애에 대한 자긍으로 얼굴 없는 진실들이 희화화될 때카페의 한자리에 앉아 죽음을 생각했습니다이젠 까마득히 흘러간 시절 수없이 반복해 듣던 노래가 심야 택시의 라디오에 흐른다거나설산 너머로 지는 석양에 세월이 야속해질 때엄마 손을 쥔 어린 아이의 어정어정한 걸음을 우두커니 본다거나여운 깊은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에도이 아기자기하고도 정다운 생을 정성스레 포개어 평소엔 사용하는 법이 없는 구석진 서랍 속에 고이고이 간직하고픈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태양을 지났습니까내가 가장 강렬히 빛을 발하던 시간은 지나간 것입니까작은 별그저 작고 이름 없는 별이어서 누구의 눈도 붙들지 못하고 스러지는 것입니까 온 우주에 하얀 섬광을 뿌릴 그 잠시의 순간을 허락하소서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1. 18.
  • 아라동의 방 사실을 기록한다는 것 그 너머에 의미의 기록이 있습니다붕괴가 주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결코 슬픔 속에 살 수 없는 존재인 것입니다백 그리고 이백 셈은 이념과 같지만 측량되지 않는 기쁨과 충만이나뭇잎 아래 숨어 생명을 연습합니다 희망을 쉽게 말하지 않아야 하지만눈물은 꼭 이럴 때 떨구어 지는 것입니다 아 사랑하던 사람이여당신은 잘 있습니까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1. 8.
  • 불이 꺼지고 나는 반짝거리는 부서짐이 되리라어디에서 시작할지라도 이제는 아무것도 잘못될 것이 없다는 가슴의 낙차 같은 깨달음이 나이를 덮으니가벼운 것은 정신이요 죄 되지 않는 것이 하나된 몸이다 한숨은 바닥의 공기를 쓸고발자국 소리 잦아들어어딜 또 나서려는 것이겠냐마는그중 아해가 있고노인 마저 걸음을 따르니아무래도 제대로의 만남을 기대할 순 없을 것이다 아아 고독이 없는 세상은그것으로 감옥이니조요한 음악이 모든 대화를 대신하고해가 사라지고 나서야정면의 나를 대할 수가 있는 것이어찌 혼자가 가진 불만인 것이냐 간단한 기교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함부로 짝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가는상한 가슴에 또 어떤 치욕이 생길지 모르니오늘 밤의 꿈에도 허우적거리는 작은 신음이 있을 것이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1. 7.
  • 숨을 끊기 좋은 시간 바로 지금그것은 지금이다나는 이 순간 종말한다무엇한 미련도 없는 것인생은 충분으로 형용되지 않는 것이다그저 아웅다웅하는 생명들이 있었다웃었다가또 울먹거렸다가결국엔표정을 상실하고마는실존그러나 그보다 쓰라린지금의 눈물은 진실이다그것은 진정 진실이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8. 1. 4.
  • 오늘과 나 어제와 내일을 지우고 나는 아무런 맥락도 없이 고립되었다이는 살아있음으로오로지 호흡과 생리와 노동이 있을 뿐이었다인간이 진정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바로 그 순간에 있었음을다짐과 성찰에 깨닫지 못하여 나는 단지 살아있는 것이다 그러나환멸환멸환멸 아무것도 세울 수 없는 땅은 기억과 함께 물결치어서하늘과의 조화를 흐너뜨리고태양은 어디에서 뜨는 것이든 희망을 비추지 못한다 작거나 크거나순하거나 독하거나차이가 우스워져서할 말은 벌써 사라졌는데무엇은 기어코 시가 되겠다고 무엇의 입은 꼬옥 닫혀 있는데도 말이다 '그럼에도'는 지친 단어가 되었기에이렇게 끝내는 것이 옳다저 서러운 황혼처럼황혼처럼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12. 24.
  • 요행을 꿈꾼 하루 제꺼덕제꺼덕 돌아가는 숫자에 하루는 조급히도 지나니 다 남가일몽인 것이라 그 놈의 돈이란 것의 풍요를 생각하니 맹랑히도 숨었던 탕아의 기질이 나옴에내 합리와 이지가 모두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어리석음이었구나어이 그리 쉬이 풀릴 곤경이었다면 고뇌가 짙을 이유가 따로 있었겠느냐발이 늦는다는 것은 다름 아닌 도태를 기다려야 할 운명인 것이니지금과 같이 반발로써 아슬아슬 살아가는 것을 사랑하련다가치를 만드는 시간과 애꿎게 시간을 차지하려는 노동의 사이에서의미는 꽃이 되었다가도 스러졌다가도 하지만생은 부조리에도 못 미치는 것이니 불행을 긍정하지는 말지어다 공감수 0 댓글수 0 2017.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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