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ook 2019. 2. 20. 07:57


모든 것이 나의 감시자다. 낯선 것이 공포라면, 언제까지나 미지로 남을 이 통속의 세상에 어찌하여 나는 하찮은 고통으로 시달리는가. 의식의 강박과 편집증으로 A4보다 비좁은 관성의 자아가 남아 가까스로 모멸을 버틴다. 진정 구체를 알지 못하는 미숙의 얼굴로 삶의 나머지를 연기할 수 있겠는가. 자랑이었던 사랑이 식자 희망과 정의와 아름다움이 잇달아 퇴색한다. 

과거를 쥐고 현대를 욕하는 것 역시 시시하기는 마찬가지여라. 도대체 어느 곳에 증인은 손을 들고 있는가. 너는 영원토록 순간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니 다만 하품이나 하며 고인 눈물을 버릴까. 오로지 나의 세계가 된 꿈에 자유는 비틀어진 모습으로 현상되고 그만큼 현실의 역사는 슬픈 것이었다. 이제는 사지를 마음껏 부릴 수 있는 일로 재미를 찾아 나는 더욱 깊은 몽매에 빠지는구나